근전도 검사가 확인하는 것 — MRI에 안 나오는 신경 기능

목 MRI를 찍고 “신경이 눌린 건 뚜렷하지 않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손끝 저림은 그대로입니다. 새벽에 손이 저려 잠이 깨고, 낮에는 컵을 쥐다 놓치는 일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는 영상을 한 장 더 찍는 대신 근전도 검사를 해 보자고 합니다. 영상이 깨끗하다고 했으니 더 볼 것이 없을 듯한데, 여기서 먼저 갈라야 할 것은 어떤 병이냐가 아니라 MRI와 근전도가 애초에 서로 다른 것을 본다는 점입니다.

MRI 영상과 근전도 결과지를 함께 비교하는 진료 장면

MRI는 깨끗한데 왜 저림은 그대로일까요

MRI는 신경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고, 근전도·신경전도 검사는 그 신경이 실제로 신호를 얼마나 잘 보내는지를 봅니다. 모양이 멀쩡해도 기능이 떨어져 있을 수 있어서, 영상이 정상으로 나온 저림에서 오히려 이 검사가 답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MRI와 CT는 사진에 가깝습니다. 디스크가 신경을 밀고 있는지, 뼈가 신경 통로를 좁혀 놓았는지 같은 모양을 보여 줍니다. 근전도·신경전도 검사는 사진이 아니라 성적표에 가깝습니다. 신경 한 줄기에 자극을 주고 그 신호가 근육까지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과 도착한 신호의 크기를 재기 때문에, 그 신경이 지금 제 일을 하고 있는지가 숫자로 남습니다.

그래서 두 검사는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손 저림의 흔한 원인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 인대가 두꺼워지며 정중신경을 누르는 문제라, 목 MRI를 아무리 정밀하게 찍어도 그 자리는 찍히지 않습니다. 대한근전도·전기진단의학회도 손목터널증후군의 확진은 근전도·신경전도 검사로 한다고 안내합니다. 당뇨가 오래된 분의 발 저림처럼 신경 끝이 서서히 상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영상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저희가 목·허리에서 내려오는 저림과 손목·발목에서 시작되는 저림을 먼저 나누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손댈 자리가 통째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갈림은 손발 저림 원인 — 목·허리에서 오는지 말초에서 오는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근전도 검사는 사실 두 가지 검사가 한 세트입니다

흔히 한 단어로 부르지만 실제로는 신경전도 검사와 근전도 검사가 함께 진행됩니다. 앞쪽은 피부에 전극을 붙여 신경이 신호를 보내는 속도와 크기를 재고, 뒤쪽은 아주 가는 바늘 전극을 근육에 넣어 근육이 스스로 내는 전기 활동을 직접 듣습니다.

대한근전도·전기진단의학회도 근전도 검사와 신경전도 검사를 묶어 통상 근전도 검사라 부른다고 설명합니다. 학회가 말하는 검사 대상은 운동단위입니다. 척수 안의 세포에서 출발해 신경 줄기와 신경-근육 접합부를 거쳐 근섬유까지 이어지는 한 묶음인데, 이 사슬의 어느 고리가 끊겼는지를 찾는 것이 이 검사의 일입니다.

신경전도 검사가 먼저입니다. 피부에 동전만 한 전극을 붙이고 신경이 지나는 자리에 짧은 전기 자극을 줍니다. 신호가 늦게 도착하면 신경을 감싼 껍질이 상한 쪽을, 도착한 신호의 크기가 작아져 있으면 신경 줄기 자체가 줄어든 쪽을 의심합니다.

다음이 바늘을 쓰는 근전도, 이른바 침근전도입니다. 가는 바늘 전극을 근육 안에 넣고 힘을 완전히 뺐을 때와 살짝 힘을 줬을 때를 나누어 봅니다. 신경이 근육에 명령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으면, 쉬고 있는 근육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신호가 잡힙니다.

비교 항목 MRI·CT 신경전도 검사 바늘 근전도
보는 대상 신경·디스크·뼈의 모양 신경이 신호를 보내는 속도와 크기 근육이 스스로 내는 전기 활동
답해 주는 질문 누르고 있는 구조물이 있나 어느 지점에서 신호가 막히나 근육까지 명령이 도달하고 있나
잘 보이지 않는 것 모양이 정상인 기능 저하 깊은 곳 근육의 상태 누르고 있는 구조물의 생김새

부위는 증상이 있는 쪽을 중심으로 정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안내에도 이 검사 부위가 팔과 다리, 그리고 전신으로 되어 있습니다. 손이 저리면 팔의 신경 몇 개와 손·팔의 근육 몇 곳을, 다리가 저리면 종아리와 발 쪽을 봅니다. 한쪽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으면 반대쪽을 같이 재서 비교하고, 안면마비처럼 얼굴 신경을 확인해야 할 때도 같은 검사를 씁니다.

손목에 표면 전극을 붙이고 신경전도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많이 아픈가요 — 단계마다 아픈 방식이 다릅니다

아프지 않다고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통증이 한 종류가 아니라 둘로 갈립니다. 전극을 붙이고 주는 전기 자극은 순간적으로 찌릿하면서 손가락이 저절로 튀는 느낌이고, 바늘이 근육에 들어갈 때는 뻐근하게 눌리는 통증입니다. 둘 다 자극이 들어가는 그 순간에 몰려 있습니다.

참기 어려운 쪽을 꼽자면 대개 바늘 쪽인데, 근육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더 아픕니다. 검사 내내 “힘 빼세요”라는 말을 반복해 듣게 되는 이유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안내도 검사 전에 침대에 힘을 뺀 상태로 편하게 누운 자세부터 잡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희 의원에서도 바늘을 넣기 전에 그 근육에서 힘이 제대로 빠졌는지부터 확인하고 시작합니다.

통증을 줄이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팔다리를 늘어뜨리고, 바늘이 들어갈 부위를 미리 버티지 마십시오. 놀라서 몸이 움찔하는 것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스스로 자세를 바꾸는 쪽입니다. 검사자의 지시와 다르게 움직이면 바늘이 들어간 자리에 부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끝난 뒤에는 바늘 자리가 운동을 심하게 한 다음 날처럼 뻐근할 수 있고, 점처럼 작은 멍이 비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는 흔합니다. 다만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거나, 그 부위가 붓고 붉어지며 열이 나면 그대로 두지 마시고 다시 확인을 받으셔야 합니다. 서울아산병원도 이런 경우를 근육 감염 신호로 보고 병원에 오도록 안내합니다.

얼마나 걸리고, 그 전에 무엇을 준비하나요

서울아산병원 안내 기준으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잡습니다. 편차가 큰 이유는 검사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가 아니라, 확인해야 할 신경과 근육의 개수만큼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한쪽 손목 한 군데만 보면 되는 경우와, 목에서 내려오는 신경뿌리까지 훑으며 양쪽을 비교해야 하는 경우는 걸리는 시간이 다릅니다. 검사 전에 문진과 신경학적 진찰이 먼저 들어가기도 하니, 그날은 검사 시간만 계산해서 뒤에 다른 일정을 바짝 붙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준비할 것은 많지 않습니다.

  • 검사 당일에는 피부에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지 말고 화장도 하지 않습니다. 전극이 피부에 제대로 붙지 않으면 신호가 흐려집니다.
  • 피가 잘 멎지 않는 질환이 있거나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드시고 있다면 접수할 때 먼저 말씀해 주십시오. 바늘을 쓰는 검사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상태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공 심장박동기를 넣으신 분은 접수할 때 먼저 알려 주십시오. 근전도 검사는 심장내과와 상의한 뒤 진행 여부를 정하는 항목으로 분류됩니다.
  • 검사 전에는 무리한 활동이나 운동을 자제합니다. 근육을 심하게 쓰고 오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아이가 검사를 받는 경우에는 수면제를 먹여야 해서, 검사 한두 시간 전부터 금식하고 삼십 분 전에는 도착해야 합니다.
근전도 검사 전에 확인할 준비사항 체크리스트

증상이 시작되고 2~3주는 지나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검사 시점입니다. 대한근전도·전기진단의학회는 말초신경염이 의심될 때 초기 증상이 시작된 뒤 2~3주 정도에 검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안내합니다. 신경이 상한 다음 근육 쪽에 그 흔적이 남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 시차 때문에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저림이 생긴 지 사흘 만에 받은 근전도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해서 신경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직 나타날 시기가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증상이 몇 달 이어진 뒤에 받으면 손상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가 비교적 뚜렷하게 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검사 일정을 정하기 전에 저림이나 힘 빠짐이 언제부터였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증상이 생긴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검사 날짜가 잡혔다면, 지금 받는 것이 맞는지 담당 의사에게 한 번 물어보셔도 됩니다.

다만 기다리는 것 자체가 위험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검사 날짜나 결과를 기다리지 마시고 그날 안에 진료를 받으십시오. 결과 해석이나 치료 순서를 따지는 것보다 이쪽이 먼저입니다.

  • 손발의 힘 빠짐이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도 눈에 띄게 나빠질 때 — 어제는 열리던 물병 뚜껑이 오늘은 안 열리고, 계단에서 발끝이 자꾸 걸리는 식
  • 저림이나 힘 빠짐이 한쪽에서 양쪽으로, 발끝에서 무릎 위로 번져 올라올 때
  • 대소변 조절이 평소와 달라졌거나 엉덩이·사타구니 쪽 감각이 둔해졌을 때
  • 말이 어눌해지거나 삼키기·숨쉬기가 함께 불편해질 때

이 신호들은 원인을 좁히는 일이 검사 시점을 맞추는 일보다 앞선다는 뜻입니다. 검사는 그다음에 다시 잡아도 됩니다.

증상 시작일과 근전도 검사 시점 사이의 2~3주 간격을 표시한 그림

결과지가 답해 주는 세 가지, 그리고 그다음

결과지는 병명 하나를 찍어 주는 종이가 아닙니다. 대한근전도·전기진단의학회의 설명대로 이 검사는 병변이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심한지, 진행 중인지 회복 중인지를 가려내는 데 쓰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안내도 손상 부위와 범위, 호전·악화 여부, 현재 상태와 예후를 평가하기 위해 시행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정해지면 다음에 할 일이 자연스럽게 갈립니다. 학회가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로 들어 설명하듯, 눌린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손목을 보호하는 자세와 운동치료, 물리치료, 손목 보조기 같은 재활의학적 치료를 먼저 잡습니다. 붓기를 줄이려고 손목 안으로 약물을 직접 주사하기도 합니다. 이런 치료로 변화가 없거나 검사에서 신경 손상이 심하게 나온 경우에는 수술을 상의하게 됩니다. 어느 쪽으로 갈지는 검사에 나온 정도와 증상이 이어진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전도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때는 신경이 아니라 굳은 근육에서 오는 통증이나 자세, 혈관 쪽을 다시 봅니다. 이 단계에서 무엇부터 손댈지는 운동이 좋다는데 무엇부터 — 증상에 맞는 운동을 정하는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앞서 짚은 위험 신호에 해당한다면 이 순서와는 상관없이 진료가 먼저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안내에도 이 검사를 다루는 진료과가 신경과와 재활의학과로 되어 있습니다. 광주 북구 근전도재활의학과를 알아보고 계시다면, 장비가 있는지만이 아니라 결과를 읽은 사람이 그다음 치료까지 이어서 봐 주는지를 함께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검사는 답을 좁혀 주는 도구이지 그 자체가 치료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과지를 이미 받으셨다면 저림이 시작된 날짜와 지금 저린 부위를 함께 적어 오시면 좋습니다. 아직 검사 전이라면 062-416-7575로 증상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만 알려 주셔도 지금이 볼 시점인지 함께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운암자이포레나 3단지 건널목 앞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근전도 검사는 많이 아픈가요?

통증은 있지만 자극이 들어가는 순간에 몰려 있습니다. 전기 자극은 찌릿하면서 손가락이 저절로 움찔하는 느낌이고, 바늘이 들어갈 때는 뻐근하게 눌리는 통증입니다. 힘을 주고 버틸수록 더 아프기 때문에 검사 내내 힘을 빼고 누워 계시는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끝난 뒤 하루 이틀은 바늘 자리가 운동한 다음 날처럼 뻐근할 수 있습니다.

Q2. 근전도 검사는 얼마나 걸리나요?

서울아산병원 안내 기준으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입니다. 확인할 신경과 근육의 개수에 따라 달라져서, 손목 한 곳만 볼 때와 목에서 내려오는 신경뿌리까지 양쪽을 비교할 때의 차이가 큽니다. 앞선 문진과 진찰 시간까지 감안해 여유 있게 잡아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Q3. 근전도 검사는 어느 부위에 시행하나요?

증상이 있는 팔이나 다리가 중심입니다. 손이 저리면 팔의 신경과 손·팔의 근육을, 다리가 저리면 종아리와 발 쪽을 봅니다. 한쪽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으면 반대쪽을 같이 재서 비교하고, 안면마비처럼 얼굴 신경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도 같은 검사를 씁니다.

Q4. 근전도 검사 후에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나요?

바늘이 들어갔던 자리에 통증이나 소량의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개는 하루 이틀 사이에 가라앉습니다. 다만 통증이 계속되거나 그 부위가 붓고 붉어지며 열감이 생기면 근육 감염 신호일 수 있으므로, 그대로 두지 말고 병원에서 확인받으셔야 합니다. 피가 잘 멎지 않는 질환이나 항응고제 복용은 검사 전에 미리 알리셔야 합니다.

Q5. 근전도 결과가 정상인데 계속 저리면 어떻게 하나요?

검사 시점부터 다시 확인합니다. 증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아직 결과에 나타날 시기가 아니었을 수 있어, 2~3주가 지난 뒤 다시 보기도 합니다. 시기가 충분했는데도 정상이라면 신경이 아니라 근육이나 자세, 혈관 쪽 원인을 다시 살핍니다. 저림이 심해지는 시간대와 어떤 동작에서 도지는지를 며칠 기록해 두면 이 단계에서 판단이 빨라집니다.

이 글은 조형준재활의학과의원 의료진이 작성·감수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전 글: %title
다음 글: %title